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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행|좋은 책과 함께 떠나는 여행의 세계 일찬 독서기행, 책 읽는 캠퍼스가 함께 합니다. 책 읽는 캠퍼스와 함께 했던 독서기행의 기억과 추억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여러분의 참여는 책 읽는 캠퍼스를 웃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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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남해|유배객의 자취를 따라서

좋아하는 사람과, 혹은 친한 친구와 함께 하는 여행은 목적지가 어디이든지 항상 즐거운 법

인 듯합니다. 당일 하루 날씨가 안 좋을 거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올해 4학년으로써 총 3번째 독서기행에 참가하게 된

나는 졸업을 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이번 독서기행이 마지막이구나 하는 아쉬움을 가지고 토

요일 아침을 준비했습니다. 이번 독서기행은 특별히 많은 학우들이 참가하는 와중에서도 한

명도 늦지 않고 오전 7시 까지 모두 모였습니다. 다른 학우들도 모두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

까요? 늦지 않고 독서기행을 출발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침 일찍 모인 학우들을 보면

서 왠지 모르게 오늘 하루 기행이 기분 좋게 진행되리라는 예감을 품고 출발 버스에 올랐습

니다. 버스 안에서 샌드위치와 음료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남해로 출발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가는 남해는 과거에 유배지로 유명한 고장이었다고 합니다. 전국 팔방 곳곳에

정치 죄인들, 탈 권력 된 사람들이 남해로 향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버스

에서 한 동안 했습니다. 날씨도 그와 더불어 흐리고 해도 안 나는 것이 유배 가는 느낌을

실감나게 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마차에 목에는 칼을 차고 유배지로 향하면서 유배객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 까요?

억울한 마음, 비참한 심정을 길에 흩날리면서 평생을 살아야 하는 곳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

고 갔었듯이 저 또한 오늘 우리의 기행 목적지인 남해에 대해 많은 궁금증과 기대감을 가지

고 어서 빨리 도착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남해로 이동하는 약 3시간 동안 독서기행에 관한 퀴즈도 풀면서 지루하지 않게 이동했습니다.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남해유배문학관이란 곳이었습니다. 서포 김만중 선생의 일대와 당시

유배객들의 모습, 그리고 당시 유배객들의 생활을 엿보고 간접 유배체험을 할 수 있게 만들

어진 공간들이 잘 꾸며져 있었습니다.

고려 문종 때 왕진을 시작으로 하여 수많은 유배객들 중 누가 남해로 유배를 왔는지부터 유

배객들이 어떠한 형을 받았는지 어떠한 고통을 참고 살았는지 간접 체험을 해 볼 수 있었고

그 와중에 탄생한 많은 진귀한 문학작품들의 탄생과정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중 서포 김만중은 남해에 유배된 대표적인 인물로써 당시 남해 노도에 유배되었을 당시

홀로 남겨진 어머니를 위해 구운몽을 썼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주인공이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뜻을 꿈속에서 실현하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와

꿈속의 일이 허망한 한바탕의 꿈인 줄 깨닫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제목인 구운몽이 뜻하는 바는 등장인물 아홉 사람이 꾼 꿈으로 '구운'은 주인공 성진과 팔선

녀를 가리키고 인생을 순간에 사라지는 구름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현실에서 꿈으로,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환몽 구조가 '인생의 덧없음'이라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매우

수준 높은 작품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서포 김만중 선생님은 본인의 평론집 서포만필에서 "우리말을 버리고 다른 나라의 말을 통

해 시문을 짓는다면 이는 앵무새가 사람의 말을 하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마도

서포 김만중 선생은 우리말에 굉장히 많은 자부심을 가지고 계셨던 분인 것 같습니다.

또 자신의 작품인 사씨남정기를 한글로 씀으로써 최초의 한글 소설인 홍길동전을 창작한 허

균을 잇고 조선 후기 실학파 문학의 중간에서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전해지고 있어 고전 문

학계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참 아이러니 한 일인 것 같습니다. 고전 문학 중에서 찬란하고 귀중한 가치가 있는 작품들

 

이 대부분 힘들고 비참한 유배생활 중에 나왔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남해유배박물관에는

형틀, 칼, 감옥이 재현되어 있어서 과거 유배객들이 어떠한 형을 받았는지 체험해 볼 수 있

었습니다. 처음 간 장소에서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고 다음으로 우리가 향한 곳은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 제 15호로 지정되어 있는 남해 가천 다랑이 마을입니다.

다랑이 마을은 말 그대로 산기슭을 따라 옹기종기 만들어진 다랑이 논을 따라 형성된 작고

아담한 마을입니다. 경사진 산간지역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 비탈을 깎고 축대를 쌓아 만들

었는데 거기에 물을 대고 벼를 심은 모습에는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 생존을 위한 투쟁의

흔적까지 담겨 있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더 숭고하게 보이게 하는 그런 곳입니다. 그

래서 더욱 가치가 높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마을은 경치가 너무 멋있고 해안절경이

무척이나 아름다워 관광지로 꾸며놓아 많은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는 곳입니다. 해안 길을

따라가다 보면 아름다운 정자도 보이고 깎아지른 절벽도 있어 너무 멋있어 보였습니다.

다랑이 마을에서 사진도 찍고 학우들과 추억도 만들며 토요일 오후를 보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마치 무릉도원에서 아무 근심 없이 뛰노는 어린아이들 같았습니다.

구름이 자욱하고 날씨가 안 좋은 와중에서 햇살 한 줄기가 다랑이 마을을 살포시 비추는 가

운데 바닷물이 정말 찬란하게 빛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번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해안

길 일부가 파손이 되어 깊이 들어갈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이 마을 사람들이 지내는 동제 의식도 유별나다고 합니다. 이 마을 사람들은 동제를 위한

탑을 쌓아놓고, 동제가 끝나면 탑 꼭대기에 밥을 묻는, 아주 유별난 풍습을 갖고 있습니다.

이 탑을 마을 사람들은 "빱꾸디"라 부른답니다. 즉 밥무덤이란 뜻이지요.

현재 다랑이 마을은 농촌인구의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농사를 짓는 곳이 많이 줄어들어서

다랑이 논의 규모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경사진 곳이라 농기계를 이용하기도 쉽지

않아 손수 직접 농작물을 키우고 제배했을 텐데 그런 것들이 보는 이로 하여금 더 애착을

가지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여행의 백미. 식도락이라는 말이 무색해지지 않게 우리는 남해바다 경치를 보며 회덮밥을

먹었습니다. 바다를 보면서 회덮밥과 함께 따뜻한 조개탕을 목으로 넘길 때 그 맛이란 정말

오전의 여행피로가 다 풀리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눈앞에 펼쳐진 하얀 백

사장을 보니 밥맛이 더해지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회덮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우리가 오늘 일정에 마지막으로 간 곳은 남해 독일 마을입니

다. 평소에 너무나도 가고 싶었던 곳이라 원예 예술촌과 남해 독일마을 두 군데를 볼 수 있

는 기회가 있었는데 저는 주저하지 않고 남해 독일마을을 선택했습니다.

남해 독일 마을에 1960년대 어려운 시기에 조국근대화와 경제발전에 헌신한 독일거주 교포

들의 정착생활 지원을 위해서 정부에서 택지를 독일교포들에게 분양하여 모여 살게 하였다

고 합니다. 주택건축은 독일교포들이 직접 독일의 재료를 수입하여 전통 독일식 주택을 신

축하고 있는데 지금은 29동 정도가 완공되어 독일 교포들이 생활하고 있으며 관광객을 위

한 민박을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건물들이 모두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어서 여기가 과연 대한민국의 시골이 맞는지 하는 느낌

을 받습니다. 정갈한 유럽풍의 집에 아늑한 정원이 남해바다의 해안가에 자리 잡고 있어서

여기에 사는 주민들은 마치 엽서에 나오는 마을 같은 느낌을 주게 했습니다.

10월 초가 되면 독일 맥주축제에 맞추어 남해 독일 마을에서도 맥주 축제가 열린다고 합니다.

 

평소에 너무나 보고 싶었던 드라마 ‘환상의 커플’ 촬영지 세트장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

서 너무 좋았던 것 같습니다.

환상의 커플 주 세트장인 ‘철수네 집’앞에서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드라마의 열혈

시청자로써 너무나 와보고 싶었는데 드라마가 끝난 지 5년이 지나서야 와본다니 너무 감격

스러운 느낌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독일 마을은 건물은 서양식이지만 논과 밭은 영락없는 한국의 시골 논밭이어서

잘 안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지만 오묘하게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오늘 하루 즐거운 독서기행이 끝이 났습니다. 시간이 너무 짧은 것 같아서, 이동하

는 시간이 조금 길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지만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고

좋은 일이 있으면 안 좋은 일도 찾아오듯 긍정적으로 생각했을 때 정말 감사하고 기쁜 여행

이었습니다. 비도 오지 않았고 아무 탈 없이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오늘 하루 남해를 오고 간 버스 두 대에 우리는 많은 의미를 부여하긴 부끄럽지만 그래도

이렇게 좋은 날 좋은 곳에 함께 갈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특별한 인연이 아닐까 생

각됩니다. 하루 동안의 여행이 너무 즐거웠고 마지막으로 이런 인연을 만들어 주는데 힘 쓰

신 도서관 선생님들 정말 감사하다는 말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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