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중국은 세계의 새로운 패권으로 떠올랐다. 중국 관련한 일거수일투족이 날마다 기사화되고 세계의 관심이 그곳으로 쏠리고 있다. 물론 중국은 유사 이래 우리나라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의 나라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무시하는 세계 유일의 나라가 한국이라는 우스갯말이 있다. 중국에 대해 안다는 사람들은 많지만, 제대로 이해하는 이는 드물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 관련한 책은 중국인 스스로에 의한 무조건적 예찬론 아니면 외부에서 바라본 냉소적 비판론이거나, 혹은 경제적인 분석에 치우치거나 방대한 역사를 한꺼번에 모두 다루기 십상이어서 접근이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훌륭한 대안이다. 글의 외양은 아버지와 아들의 중국 종단기라는 기행문 형식을 띄고 있어 재미있고 친근하면서, 동시에 내용은 중국의 역사·문화·정치·경제·생활 전반을 모두 다루고 있어 실속 있다. 여행서의 얼굴을 하고 역사인문서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저자는 대만사람이지만, 우리나라와 대만의 정치경제 역사는 공통점이 많아 문제없다. 오히려 대만-중국 간 긴장과 애증의 관계 탓에 책 전반에 묘하게 균형 잡힌 시선이 흐르고 있고, 중국에 대한 지식과 더불어 중국을 바라보는 대만의 역사인식과 대만의 현주소까지 엿볼 수 있는 일석이조의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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