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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름 :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는 매일 그녀와 만나고 있었으나, 그러한 사실도

나의 상실감을 메워주지는 못했다.

그녀는 분명히 내 옆에 있다.

우리는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따뜻한 음료를 마시고,

그 다음에 나는 그녀를 집에까지 데려다 준다.

 

그러나 그녀를 집까지 바래다주고 난 후 헤어지고 나면

나의 상실감은 그녀를 만나기 전보다

훨씬 더 깊어진 듯 느껴진다.

나로서는 그 종잡을 수 없는 상실감, 그 결핍감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 상실감이라는 우물은

너무나 깊고, 너무나 어둡고, 너무나 음침하다.

 

 

#2.....령은 손에 든 빈컵을 한참 동안 뚫어질 듯이 들여다보았다.

"그러나 자네는 그녀를 손에 넣을 수는 있네."

 

"손에 넣다니오?" 하고 나는 물었다.

 

"그렇네. 자네는 그녀와 잘 수도 있고, 함께 생활할 수도 있지.  이 도시에서는 자네가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가 있지."

 

"그런데 이 도시에는 마음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군요?"

 

"그렇지, 마음은 없네." 하고 대령은 말했다.

 

"자네의 마음도 마침내는 사라져 버릴걸세. 마음이 사라져버리면 상실감도 없고, 실망도 없네. 갈곳없는 사랑도 없지. 순전히 생활만이 남네. 조용하고 은밀한 생활만이 남는거지. 자네는 그녀를 좋아할 것이고, 그녀도 자네를 좋아하겠지. 자네가 그것을 원한다면, 그것은 자네의 것일세. 아무도 그것을 빼앗아 갈 수가 없네."

 

"이상한 일이군요." 하고 나는 말했다.

 

"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도 때때로 마음을 잃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아니, 잃어버리지 않고 제대로 간직하고 있을 때가 더 적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되돌아온다는 확신이 있어서, 그 확신이 나라는 존재를 하나로 묶어서 지탱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상실한다는 것이 대체 어떤 것인지 상상이 가질 않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作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다른 말보다는 이 문장들이 조금이라도 가슴에 닿았다면 꼭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

무라카미 하루키 책들 중 제일, 그리고 유일하게 좋아하는 책들인데 무라카미의 다른 책들에 비해서 그닥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개인적으로  매우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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