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 추천하기


스킵 네비게이션


울산대학교 책 읽는 캠퍼스 로고


좋은 책 이야기


문서위치

 > 책 읽는 캠퍼스 > 좋은 책 추천하기 > 좋은 책 추천하기

본문내용

게시물 읽기

책이름 : 오래된 약속

탈북자, 굶주리는 사람들?
중국의 탈북자 북송 문제로 요즘 다시 탈북자 문제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인 탈북자에 대해 근본적으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책이 나왔다.
탈북자, 즉 ‘북한을 이탈한 주민’이 ‘따뜻한 남쪽 나라’를 찾아온 ‘귀순자’로 대대적으로 환영받던 시절부터, 북한의 대기근 이후 단지 배가 고파서 국경을 넘는 이들의 존재가 우리 사회의 불편한 모습이 된 지금까지, 탈북자의 존재는 분단국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늘 원죄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아무리 이들의 존재를 모른 척해도, 때만 되면 나타나는 이들에 대한 뉴스와 이들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은 늘 우리에게 이들의 존재를 환기시킨다. 그래서, 탈북자란 우리에게 무엇인가? 새터민, 꽃제비, 굶주리는 사람들, 브로커에게 돈 뜯기고 인신매매까지 당하는 처참한 사람들, 또는 투먼 수용소에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하여 우리를 정의롭게 분노케 하는 사람들? 이것이 아마도 지금까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탈북자에 대한 관념의 전부일 것이다.
이 작품 《오래된 약속》은 탈북자에 대한 이러한 일면적인 인식을 뒤엎는다. 이 작품 속의 탈북자들은 뉴스 보도처럼 무구한 동정심을 끌어내지도 않고, 대북정책을 두고 서로 대립하는 두 정치적 진영이 만들어낸 담론 속에서만 존재하는 사람들도 아니다. 이 작품 속의 탈북자들은 우리와 너무도 똑같은 인간이기에 오히려 그 모습이 우리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역설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경험하게 될 것이다.

 

1997년, 탈북자 집단 망명 신청 사건
이 소설은 1997년에 있었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1997년, 탈북자 13명이 북경 주재 한국 대사관에 집단으로 망명 신청을 했으나 한국 정부가 이를 거부한 사건이 있었다. 이 일은 한국 사회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고, 이는 그 전까지 ‘귀순자’들을 소리 높여 환영하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것이었다(더구나 바로 직전만 해도 황장엽 씨 망명 사건이 있었다). 체제에 대한 불만이나 정치적 목적과는 상관없이 그저 배가 고파서 국경을 넘은 이들은, ‘제3국을 통하면 받아주겠다’는 한국 정부의 언질을 받고 정말로 제3국으로 밀입국하여 그곳 한국대사관에 들어가 망명 신청을 했다(이때부터 탈북자들이 제3국을 거쳐 망명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 13명의 존재가 한국 사회에 알려진 것은 이들이 한국대사관을 나와 제3국 국경에서 실종된 후였다. 한국 언론은 이들의 실종을 크게 보도하면서 한국 정부의 비인도적 처사를 비판했다.
이들은 북한 식량난민으로서는 처음으로 망명 신청을 한 사람들이었고, 또한 한국 사회에 북한의 대기근을 알린 최초의 사람들이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북한의 대기근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들의 증언으로 언론에 보도가 되면서 국내에서는 ‘굶주리는 북한 동포를 돕자’는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들은 ‘탈북자’라는 이름으로 불린, 강만금이었으며 김민규였고 송옥란이었다
이 소설은 바로 이 13명과, 당시 이들과 함께 제3국으로 가는 7천 킬로미터의 여정을 함께 했던 남한 사람들 세 명의 ‘동행’ 이야기이다.
강만금은 북한에서 남부러울 것 없던 당당한 노동자였으나, 대기근으로 가족과 집을 모두 잃고 무산역을 떠돌며 꽃제비를 하다가 인신매매되어 두만강을 건넜다. 강만금의 이러한 스토리는 전체 3부로 이루어진 이 책의 1부를 이룬다. 따라서 독자들은 1부에서 성실하고 활기찼던 한 평범한 여성이 어떻게 몰락하게 되는가, 주변 사람들의 이기심과 몰인정한 태도가 어떻게 만금을 그 지경까지 몰고 가는가, 개인을 보호해주는 국가 시스템이 철저히 무너져 내렸을 때 생존을 위한 사람들의 모습은 얼마나 그악스러워지며, 또 그 그악스러움이 그렇지 못한 다른 사람들을 얼마나 희생시키는가 하는 참혹함의 연쇄고리를 보게 된다. 결국 만금은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로 두만강을 넘고 남한 사람들에게 운 좋게 구조되지만, 그들이 왜 자기를 도와주는지 이해할 수 없다. “당신들이 왜 우리를 도와준다는 겁메까?” 하고 영문을 모르는 만금의 질문으로 1부는 끝난다.
2부부터는 작품의 결이 확 바뀐다. 사실 1부는 만금의 고통과 슬픔에 초점이 맞춰져 독자들이 만금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함께 고통을 느끼게 되는 전통적인 감정이입 방식으로, 그 자체가 하나의 완결된 단편소설로 읽힌다. 하지만 2부와 3부는 탈북자 13명과 남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한 사람의 감정선을 쭉 따라가기보다는 은신하고 도망다니는 사람들의 여러 에피소드들이 관찰자 시점으로 빠르게 전개된다. 관찰자는 2부에서는 만금이며, 3부에서는 탈북자들과 제3국까지 동행할 임무를 띠고 중국에 온 남한 사람이자 작가 자신인 ‘김아영’이다.
탈북자 13명 중 8명이 북경 외곽의 한 아파트에 모인다. 배고픔으로 인한 각자 사연을 가지고 두만강을 넘어 중국 땅을 헤매던 이들이 탈북자를 돕는 남한 활동가들에 의해 하나하나 구조된 것. 13명 중 5명은 북경의 민가에 흩어져 있고, 이 아파트에는 8명이 숨어 산다. 한국 사람 단 둘만 사는 것으로 위장된 아파트. 바깥출입은 고사하고 말소리도, 발소리도, 더운 여름에 커튼도 열 수 없는 숨막히는 상황에서 일단 먹는 것이 해결된 탈북자들이 펼치는 드라마가 2부의 내용이다.
 

공감하기 : (0)
리스트 인쇄 불량 게시물 신고하기

댓글 리스트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본문 다시읽기

리뷰컨텐츠는 현재 페이지의 본문내용에 다시 접근할 수 있도록 링크를 제공합니다.


주소

44610 울산광역시 남구 대학로 93 울산대학교 중앙도서관

대표전화

(052)259-2457, 2482

저작권

Copyright by University of Ulsan Central library. All rights Reserved.

책읽는 캠퍼스 페이스북 울산대학교 트위터 울산대학교 페이스북 울산대학교 블로그


리뷰 네비게이션